'중국 충격' 억눌린 코스피…'반사 이익' 실적주는 버텼다

입력 2021-07-28 08:24   수정 2021-07-28 08:25



코스피가 이틀 연속 종가가 시가보다 낮은 음봉을 그렸다. 장 초반 나쁘지 않은 흐름을 보였지만 한국 증시보다 1시간30분 늦게 시작하는 중국 증시가 폭락세를 보인 탓이다. 중국 정부가 온라인 교육 플랫폼에 대한 규제 등을 발표한 여파가 코스피의 발목을 잡았다.

그나마 지난 2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고 발표한 철강·정유 업종 기업들은 강세 흐름을 유지했다. 특히 두 업종은 과거 중국이 과잉 설비의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앞으로도 업황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업 때리던 중국, 이번엔 “교육산업 뿌리 뽑겠다” 나서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코스피는 전일 7.58포인트(0.24%) 오른 3232.53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대체로 강세 흐름을 보이며 오전 한 때 3252.85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중국 증시가 하락세를 지속하자 상승분의 상당폭을 반납하며 강보합세로 마감하는 데 그쳤다.

앞서 지난 26일에도 코스피는 강세로 시작했다가 중국 증시의 급락 영향을 받으며 약세로 돌아섰다. 지난 23일 종가 대비 0.91% 하락한 3224.95로 거래를 마친 바 있다.

지난 26일과 27일 상하이 종합지수는 각각 직전 거래일 대비 2.34%와 2.49%가 하락했다. 같은 기간 홍콩H지수는 4.92%와 5.08% 빠지는 폭락세가 나타났다. 지난 주말 중국 정부가 사교육 시장 자체를 없애는 수준의 규제를 발표한 영향이다. 중국 당정 최고기관인 중공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은 지난 24일 ‘의무교육 학생들의 숙제 부담과 과외 부담을 출이기 위한 의견’을 내놨다. 이에 따르면 초·중등 학생을 대상으로 예체능을 제외한 사교육 기관은 비영리기구로 등록되고, 신규 허가도 금지된다.



이 여파로 중국의 온라인교육기업들은 물론이고, 알리바바를 비롯한 미국에 상장된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도 급락했다. 알리바바는 지난 23일부터 간밤까지 3거래일동안 13.07% 하락했다.

중국 정부의 자국 기업 때리기는 작년 알리바바의 마윈 전 회장이 공개적으로 정부를 비판한 뒤 시간이 지날수록 정도가 더해지고 있다는 게 현지 여론이다. 알리바바 때는 천문학적인 벌금을 물리고 자회사인 엔트그룹의 상장을 막는 수준이었다. 이후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이 미국 증시 상장을 강행하자 중국 정부는 자국 앱스토어에 디디추싱 앱을 지우라고 지시했다. 기업의 근간을 흔든 뒤 이번에는 온라인 교육 산업의 뿌리를 뽑는 수준의 규제를 내놨다.
‘역대 최대 실적’ 철강株, 중국 구조조정 수혜 기대도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내 증시에서는 중국 규제로 인한 수혜주들이 들썩이고 있다. 중국의 자국 산업 규제로 수혜가 기대되는 한국 산업도 있다. 대표적인 게 철강산업이다.

전일 포스코(POSCO)와 현대제철은 직전 거래일 대비 각각 2.97%와 2.30% 상승했다. 장중에는 상승폭이 4%대까지 확대되기도 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호실적이다. 포스코는 지난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18조2900억원, 영업이익 2조200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영업이익이다. 현대제철 역시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5453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다고 전일 밝혔다.



철강 기업들의 호실적 배경은 제품 가격 상승이다. 글로벌 철강 가격 지표로 활용되는 중국 내수 가격을 기준으로 6개월 전에 비해 열연강판은 27.8%가, 냉연강판은 41.3%가, 후판은 25.3%가 각각 올랐다.

증권업계에서는 향후에도 철강 시황 강세를 점치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국이 자국 철강 산업의 생산량을 줄이는 규제를 잇따라 내놓으면서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3분기 중 열연강판을 포함한 주요 철강제품에 대해 10~25%의 수출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5월에는 수출 보조금 격인 증치세 환급을 폐지하기도 했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을 포함한 중국 이외 지역의 단기적인 철강 가격 상승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의 철강 수출 규제는 자국 내 원자재 가격 급등에 대한 조치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철강 감산도 추진하고 있다. 탄소 배출을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탄소 중립이 야기하는 타이트한 철강 공급과 전방 수요 회복세가 철강 가격을 지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0년대 초반 중국은 과잉 설비투자로 글로벌 철강 시장을 초과 공급 상태로 만든 바 있다.
非정유 키운 에쓰오일, 하반기엔 정유부문 회복도
정유기업들은 지난 2분기 정유 이외 부문의 성장 덕에 호실적을 기록했다. 하반기에는 정유 부문의 회복이 점쳐지는 데 더해, 중국 정유업계의 구조조정 수혜가 기대되고 있다.

에쓰오일(S-Oil)은 전일 1700원(1.76%) 오른 9만84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0만1000원까지 올랐다. 역시 호실적의 영향이다. 에쓰오일은 올해 상반기 1조200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전일 밝혔다. 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윤활기유와 화학 부문의 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된 덕에 정제마진(정유 부문의 수익성 지표)의 부진을 극복하고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놨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도 모든 사업부에 걸쳐 컨센서스를 웃도는 이익 개선이 예상된다”며 “경기 회복과 맞물려 정제마진 회복이 본격화됨에 따라 재고 관련 이익을 제외한 전 부문의 영업이익은 계속해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더해 중국의 소규모 정제설비의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어 석유제품 시장의 공급을 줄이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정부는 티폿(Teapot)에 대한 올해 두 번째 원유 수입량 쿼터를 2524톤(t)으로 작년 대비 35% 하향했다”며 “원유 수입 할당량에 대한 빚어상적 거래에 대한 단속에 더해 정유산업의 공급과잉 해소, 이산화탄소(CO2) 배출 감소 등을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티폿’은 2010년대 초반 진행된 중국의 과잉 설비투자로 인해 우후죽순 생긴 중국의 소규모 석유정제설비를 ‘차 주전자’에 빗대 이르면서 생긴 말이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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